주말 저녁 뭐 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손이 가는 게 넷플릭스인 분들,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저도 딱히 계획 없이 틀었다가 사냥개들2 첫 화를 보고, 어느새 7화 완결까지 끝내버렸습니다. 3년 만에 돌아온 시즌2, 기다린 보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이 정도 액션이 가능했나
사냥개들2를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겁니다. 국내 드라마에서 이 수준의 타격감을 보여준 작품이 얼마나 됐을까요? 이 시리즈의 액션은 단순한 격투가 아닙니다. 복싱, 이종격투기(MMA), 파쿠르까지 다양한 전투 스타일이 한 화면 안에 섞입니다. 여기서 MMA란 Mixed Martial Arts의 약자로, 타격기와 유술기를 혼합해 사용하는 종합격투기를 말합니다. 선수 출신이 아닌 배우들이 이걸 소화한다는 게, 솔직히 보면서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6화에서 터널 안 난투극 장면은 제가 직접 시청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날 뻔했습니다. 체포한 빌런 임백정을 경찰차로 호송하는 도중, 현상금을 노린 사냥개들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장면인데요. 롱 테이크로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연출 덕분에 대역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했습니다. 롱 테이크란 편집 없이 카메라가 오랫동안 끊기지 않고 장면을 담아내는 촬영 기법으로, 액션의 흐름과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오리지널 콘텐츠의 액션 장르 시청 시간은 2022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https://www.kofic.or.kr)). 사냥개들 시리즈가 그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정지훈이 만들어낸 빌런의 무게감
액션이 살아있으려면 싸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바로 빌런인데, 이번 시즌에서 임백정 역을 맡은 정지훈 배우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사실 저는 정지훈을 액션 배우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다시 봤습니다. 단순히 싸움을 잘하는 악역이 아니라, 가족을 위협의 도구로 쓰고, 배신한 부하를 서슴없이 제거하는 냉혹함이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했습니다. 특히 자신을 넘기려 한 부하 중사의 목숨을 거두는 장면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임백정의 실력이라면 양지에서 세계 챔피언을 하고도 남을 텐데, 왜 굳이 불법 지하 격투 리그인 IKFC를 운영할까요? 수수료 구조를 따져보면 잭팟이 터졌을 때 임백정이 챙기는 금액이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빌런의 동기가 경제적 합리성보다는 지배욕이나 다른 목적에 있다고 봐야 자연스럽습니다만, 그 부분이 드라마 안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캐릭터 구성 측면에서 새로운 얼굴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 앨런 역 이명로: 초록 헤어와 기괴한 분위기로 시각적 존재감이 강했습니다.
- 윤태검 역 황찬성: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른 변신이 돋보였습니다.
- 이만배 역 이시언: 웃음기를 완전히 걷어낸 악역으로 나왔는데, 일부 대사에서 과한 느낌이 든 건 아마 각본 탓이 더 컸을 겁니다.
건우 캐릭터, 공감할 수 있었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인공 건우(우도환)에 대해서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시즌1에서 순수하고 착한 모습을 응원했던 게 사실인데, 이번에는 1화부터 7화까지 매회 빠지지 않고 눈물을 흘리다 보니 보는 입장에서 점점 피로감이 쌓였습니다. 액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것과, 신파(新派)로 흐르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여기서 신파란 감정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연출 방식을 말하는데, 이 드라마가 그 선을 살짝 넘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5화에서 건우가 정지훈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장면을 보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클라이맥스에서 "이번에는 주먹에 쇠붙이를 넣고 싸우겠다"는 결심이 나왔을 때는 무언가 달라지겠구나 싶었습니다. 전형적인 성장 서사의 쾌감, 즉 주인공이 처절한 훈련 끝에 도전에 응하는 구조가 그 장면 하나로 살아났습니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냥개들 시리즈는 공개 첫 주 기준 비영어권 드라마 글로벌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출처: Netflix](https://www.netflix.com/tudum)). 해외 반응이 이렇게 폭발적이라는 건, 스토리 완성도보다 액션이라는 강점이 언어 장벽을 넘어 통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말과 시즌3, 기대해도 될까
결말부에서 건우와 우진의 2대 2 대결 구도가 완성되면서 드라마는 확실히 가속이 붙었습니다. 두 주인공이 임백정의 복싱 스승을 찾아가 맞춤 공략법을 배우는 장면, 그리고 최종 대결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지금까지의 답답함을 한 번에 해소시켜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었습니다. 카타르시스란 오랫동안 쌓인 감정적 긴장이 한 번에 풀리는 정서적 해방감을 의미합니다. 쿠키 영상에서는 최신형(박서준)이 임백정을 자신의 사냥개로 쓰려 한다는 암시가 나오고, 블랙 요원 조직의 등장으로 시즌3의 스케일이 훨씬 커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두 번째 쿠키에서 군인 강해관의 등장까지 나오면서, 세계관이 군과 국가 기관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시즌3가 제작된다면 임백정이 어떤 역할로 돌아올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지훈 배우가 다음 시즌에도 꼭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오글거리는 대사와 스토리 개연성 부족이 가끔 발목을 잡았지만, 액션만큼은 국내 드라마 최고 수준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시즌3가 나온다면 각본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입니다. 건우야, 다음엔 제발 울지 말고 처음부터 멋지게 나와라.